광주비엔날레 리뷰

밤비

 

오랜만에 하자센터 사람들이 모두 모여 멀미나는 버스에서 네 시간을 힘겹게 달려 광주로 떠났다. 애초에 일박이일로 어디에 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피곤할 거란 생각이 가장 커 비엔날레에 대한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일정이 빡빡하기도 했고 최근에 몸도 마음도 힘든 일이 있어 여행 혹은 요양 가는 기분으로 갔다.

비엔날레 전시장 자체가 너무 컸고 작품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의미도 다양하고 마음을 콕콕 찌르는 말이 많아서 그런지 놀라움이 잇따랐다.

최근에 ‘성’에 관심이 많아져 그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봤다. 미디어나 매체 혹은 내가 하고 있는 작업에 연결해서 보려고 하진 않았다(사실 아직도 정체성의 혼란이 찾아와서…). 전시의 대부분이 문제인식과 그에 대한 비꼬기 혹은 방관하는 사람들에 대한 외침이 많아 전체적으로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 많았다. 그 중 일본 작가가 신문지 위에 그린 작은 그림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림 자체가 독특하고 신기하게 그려졌고 계속해서 의문을 갖게 했기 때문이다. 남녀의 성기가 함께 있는 사람, 몸집이 괴물처럼 큰 남자와 엄청 작은 몸집을 가진 여자가 서로 악수하기 위해 여자가 계단에 올라가 큰 손을 막대기로 받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 등(나는 요즘 남녀의 역할이나 서로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가치관, 그리고 서로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 점에 대해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몸으로 체험하는 전시였던 ‘꿈속의서의 조우’를 보기 위해 시간까지 정해놓고 전시를 봐서 디피가 추천해주신 것을 모두 못 볼 정도로 바삐(그러나 지쳐서 어슬렁어슬렁 하며) 돌아다녔다.

 

광주비엔날레는 사실 그렇게 재미있진 않았다. 일정이 빡빡하기도 했고 사전조사가 전혀 없고 내가 방대한 지식을 갖고 있던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간에 광주에 있는 한 시장의 전시들을 볼 때는 이미 지쳐있어서 시간을 보내기에 급급했던 점도 있었다. 물론 시장 전시는 개인적으로 끌리는 것들이 많았고 나와 통하는 부분도 많아서 즐거웠다. 아무튼, 전시를 찾아다니거나 작가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시나 소설 같은 문학‘작품’을 즐겨 읽지 않기 때문에( 때문에?) 전반적으로 지쳐있기만 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래서 이 시기에 비엔날레를 꼭 가야만 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컨테이너 어패어 프로젝트에서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도시에 관심이 큰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가져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도 많다. 사회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어렴풋이 알고 짐짓 짐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깊게 파고드는 사람도 없다. 내가 그렇다. 전에 세이랜은 그런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언급해주셨고 나는 그 이야기를 이해하긴 했지만 아직도 내 문제에 치여 나의 이야기를 사회로 이끌어나가는 단계로 발전하진 못했다.

 

비엔날레도 시장전시도 모두 혼란을 주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그것은 비단 혼란만 준 게 아니라 내게 의문점을 갖게 하고 전시에 대한 궁금증과 사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할지 문제에 대한 의식하기를 제시해준 기회가 되어서 ‘얻어간 게 없진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 사실은 집에 가기 전에 급하게 쓴 거라 부족한 게 많은데 하고 싶은 말은 다 넣은 상태라 먼저 올려요. 집에 인터넷이 아직 안 되는 상태라 오늘 수정은 힘들겠고 하니 내일 다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문맥이나 문장 고치기 혹은 생각 좀 더 정리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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